최윤범(가운데)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풍·MBK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고려아연의 계열사인 영풍정밀이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맺은 경영협력 계약 및 금전소비대차 계약의 이행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영풍정밀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MBK·영풍 연합이 경영협력 계약 및 금전소비대차 계약에 근거해 이번 고려아연 공개 매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경영권을 가진 영풍정밀은 영풍의 주주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 중 하나로 꼽힌다.

영풍정밀은 “영풍은 MBK로 하여금 공개 매수를 통해 고려아연의 지분을 상당히 취득하게 하고,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MBK에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K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콜옵션 및 공동 매각 요구권을 갖게 된다”며 “이는 MBK에만 일방적인 이익을 주고 영풍에게는 상당한 손해를 끼치는 배임적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했다.

영풍정밀은 지난달 25일 영풍과 MBK가 대여금 3000억원을 연 5.7%에 빌려주고 변제 기한을 오는 2025년 9월 25일로 정한 금전소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도 지적했다.

영풍정밀은 “금전소비대차 계약은 영풍의 사외이사 3명이 결의해 승인한 것으로, 노골적으로 제3자인 MBK의 공개매수 결제 자금을 영풍에서 빌려주겠다고 공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풍이 MBK에 대여한 3000억원은 영풍의 자기자본 대비 7%에 이르는 거액의 금전”이라며 “보유자금이 아닌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급하게 고려아연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차입해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한편 영풍정밀은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하고, 영풍 측 장형진 고문과 사외이사 3인, MBK 김광일 부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