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이 영풍정밀(036560)의 공개매수 가격 인상, 인수 물량 확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측이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들고 있어 경영권 분쟁의 핵심 고리로 꼽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과 그의 작은아버지인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오는 7일 이사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사회에서는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MBK·영풍 연합군은 고려아연에 이어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도 추진하고 있다.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지분 1.85%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이에 최씨 일가가 출자해 설립한 제리코파트너스는 지난 2일부터 영풍정밀 지분 393만 7500주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섰다. 가격은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가인 2만 5000원보다 20% 높은 3만 원에 책정했다.
여기에 맞서 MBK·영풍 측이 가격을 똑같이 3만원으로 높이면서 최씨 일가가 불리한 상황이 됐다. MBK·영풍의 매수 예정 물량은 전체 영풍정밀 지분의 43.43%로 최씨 일가(25%)보다 많아서다.
투자자 입장에서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100% 확률로 3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제리코파트너스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57.6% 확률로 3만원에 팔 수 있어서다. 나머지는 공개매수 이전 주가로 떠안게 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씨 일가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대로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이사회를 열고,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대한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