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단 1주의 응모주식이라도 전량 다 매수하는 방식으로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주당 가격은 83만원이다.
고려아연은 4일 베인캐피탈과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종료일은 이달 23일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시한 가격(75만원)보다 8만원(10.7%) 높다.
최대 취득 지분도 18%(고려아연 15.5%, 베인캐피탈 2.5%)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최대 취득 지분인 14.61%보다 높다.
고려아연은 “고려아연, 베인캐피탈이 진행하는 공개매수는 최소 매입 수량 조건이 없어 투자자들은 향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위험 없이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할 수 있다”며 “주식 보유자,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이번 매수를 위해 투입하는 자금은 총 3조1000억원이다. 고려아연이 약 2조7000억원을, 베인캐피탈이 약 4000억원을 부담한다.
고려아연은 2조7000억원 가운데 1조5000억원은 기존 보유 현금 등을 활용해 마련하고, 1조2000억원은 금융기관 차입금 등으로 마련한다.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재무적 투자자(FI)로 고려아연 주식을 취득한다.
고려아연은 향후 취득한 자기주식 전량(최대 지분 15.5%)을 소각하기로 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자기주식 매입 결정은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와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진심을 담은 결정”이라며 “취득하는 자기주식은 향후 전량 소각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자본시장법과 상법 등에 따르면 현재 고려아연이 취득할 수 있는 자기주식 규모는 최대 6조987억원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고려아연 측은 “법원이 2일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전부 기각’했는데도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이 위법일 뿐 아니라 배임에 해당한다며 허위 사실과 거짓 선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주주들을 불안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이 같은 시세 조종과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금융당국 진정 등 형사 조치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