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2조6634억7747만원을 투입해 자사주 320만9009주를 주당 83만원에 취득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고려아연은 금융기관 차입, 회사채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영풍(000670) 및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고려아연 지분 6.98~14.61%를 주당 75만원 공개매수하기로 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고려아연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자사주 취득 기간은 4일부터 23일까지이며 투자중개업자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고려아연은 취득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방침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제공 고려아연

이번 공개매수는 베인캐피탈이 세운 특수목적법인 트로이카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 TROIKA DRIVE INVESTMENT, L.P.)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트로이카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는 최대 51만7582주(발행주식총수의 2.5%)를 취득할 예정이라, 고려아연 물량과 더하면 총 발행주식의 18% 규모다.

고려아연은 1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금융기관에서 1조7000억원을 차입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단기차입금은 기존 1조5888억원에서 4조2888억원으로 늘게 된다.

고려아연은 이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중장기 영업이익률 12% 이상 추진 ▲매출액 2.5배 성장 ▲신사업 매출 비중 50%로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어 밸류업 로드맵으로 ▲주주환원 강화 ▲3년 평균 총주주 환원율 최소 40% 이상 ▲유보율 8000% 이하 유지 등을 발표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자 영풍은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하고, 자사주 공개매수에 찬성 결의한 이사들을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다. 영풍과 MBK는 "공개매수 프리미엄으로 실질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및 충실 의무 위반은 물론,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배임이라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이번에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해 주주 가치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