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010130)이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재판 과정에서 ‘자사주 전략 소각 방침’을 밝힌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영풍(000670)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재판에서 가처분 신청이 기각돼 자사주 취득이 가능하게 되면 이후 매입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과 임직원들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MBK파트너스·영풍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앞서 MBK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는 기간에 고려아연과 그 계열사가 자사주 매입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가처분을 신청했다.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 기간에 주가조작 가능성 등을 막기 위해 공개매수자와 매수자의 특별 관계자가 공개매수가 아닌 방법으로 지분을 늘리는 것을 금지한다.

MBK 측은 이에 근거해 고려아연이 영풍의 계열사이기 때문에 ‘특별관계자’에 해당하며,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기간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고려안연은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면서 더 이상 고려아연이 영풍의 특별관계인이 아니라고 공시했다”며 자사주 취득이 합법적이라고 맞서고 있다.

법원은 MBK·영풍 연합과 고려아연 등 양쪽으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결정을 내릴 방침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법원이 공개매수 기간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고 결정할 경우, 이사회를 거쳐 공시를 내고 자사주 매입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의 공개매수가가 1주당 75만원이어서 자사주 매입 가격은 이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이 이렇게 매입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다면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