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부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4분기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29일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2024년 4분기 수출산업 경기 전망지수(EBSI)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EBSI는 103.4다. 3분기 연속 100을 넘긴 것으로 올해 말까지 수출 호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상·하역 작업 자료사진. /뉴스1

EBSI는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기업 전망을 조사·분석한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개선되면 100보다 큰 값을 가진다. 이 조사는 전년도 수출 실적 50만 달러(약 6억6000만원) 이상인 2000여곳을 대상으로 진행하는데, 이번 조사에는 1010곳이 참여했다.

조사 대상 15개 품목 중 선박이 146.7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환경 규제에 따른 선박 교체 수요 증가와 기존 수주 물량 인도 확대로 인해 선박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가 135.2였는데,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매출 확대와 기존 정보통신(IT) 품목 수요의 증가 영향으로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아울러 화학공업(113.8),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109.1), 의료·정밀·광학기기(104.7), 전기·전자제품(104.2), 농수산물(103.7) 등 품목에 대한 수출도 부진 우려보다 호조 기대가 컸다.

반면 역성장 우려가 가장 큰 품목은 철강·비철금속(66.2)이다. 경쟁국 공급과잉에 의한 수출단가 하락이 이유로 꼽혔다. 석유제품(70.6), 기계류(79.6), 섬유·의복 제품(89.1) 등 품목의 수출 부진 우려도 컸다.

4분기 주요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16.3%), ‘원재료 가격 상승’(16.3), ‘물류비용’(14.9%)이 꼽혔다. 미국 제조업·고용 지표 악화로 인한 경기 부진 우려는 전 분기보다 증가한 반면, 국제 원자잿값 하락으로 원자재비 부담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허슬비 무역협회 연구원은 “설비가동률 등 우리 수출 산업의 대내 여건 개선이 기대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글로벌 경기, 수입 규제 관련 대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만큼 주요국 금리 및 통상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