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 고려아연(010130) 대표이사가 29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에 맞설 힘과 지혜를 갖췄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약탈적 투기적 자본에 의해 글로벌 핵심 소재 및 원자재의 탈중국 공급망이 훼손되지 않도록 회사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숙고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업계에서는 다음 주 실질적 공개매수 마감일(4일)이 오기 전 최윤범 회장 측이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과 임직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MBK파트너스·영풍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박 대표는 “지난 10여일은 고려아연과 저를 비롯한 구성원들에게 있어 짧고도 참 긴 시간이었지만 어둠의 기운은 점차 사라지고 아침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동이 트고 있다”며 “그들이 쉬운 먹잇감과 재물로 생각했던 고려아연이 왜 세계 1위 기업에 올라설 수 있었는지 그 저력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MBK와 장형진 영풍 고문이 인수합병(M&A)을 선언한 뒤 고려아연 매각의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려아연의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고 주장하면서 배당과 투자를 더 늘리겠다는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며 “비판이 나오면 배당금은 ‘장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말을 뒤집는 등 투자자와 언론,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장악한 고려아연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며 “적자를 메우고 투기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고려아연의 핵심 자산은 물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산까지 무차별적으로 훼손할 것”이라고 했다. 울산 등 지역사회는 물론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진과 협력사, 국내 정치권, 그리고 미국과 호주의 정·재계에서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위기를 기회 삼아 더욱 건실하고 단단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드린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을 위해 또한 친환경 에너지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묵묵하게 우리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