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조선기자재, 바이오사업 등을 영위하는 B2B(기업 간 거래) 기업 동성그룹의 사내 분위기가 오너가 3세인 백진우 동성케미컬(102260) 대표 취임 후 젊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동성케미컬은 지난 6월부터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정기 회의체인 ‘그린보드 2기’를 운영 중이다. 백 대표는 2021년 취임 직후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그린보드 제도를 도입했다. 한 기수는 2년간 활동한다. 백 대표는 과거 7년간 실무 부서에서 근무했는데, 이 시기에 회사 운영을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백진우 동성케미컬 대표이사./동성케미컬 제공

백 대표는 그린보드와의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실제로 도입했다. 근태 제도는 자율출퇴근제로 바뀌었다. 자율출퇴근제는 정해진 시간대 중 직원들이 원하는 시간을 골라서 출·퇴근할 수 있는 제도다. 또 직원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모바일 오피스도 구축했다. 모바일 오피스는 실시간 영상 회의 시스템, 원격 소통 등으로 업무를 할 수 있게 만든 플랫폼이다. 특히 외부 활동이 많은 영업부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파워포인트(PPT) 위주의 보고체계는 간소화했다. 백 대표 취임 이전까지는 직원들이 보고하기 위해서는 PPT를 만들고, 각 사업부 관리자들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관리자의 관심사와 취향을 고려해야 하는 고민이 있었다.

백 대표는 보고 체제를 간소화하고 현안에 따라 메모나 서면 보고 등으로 갈음하도록 지시했다. 온라인 결재 시스템 양식도 최소화했다. 회사 내부 회식 등 술자리는 가급적 1차만 진행하거나, 오후 9시 이전에 끝내고 직원들이 휴식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매주 금요일만 운영하던 자율 복장 제도는 일주일 전체로 확대했다.

동성케미컬은 백 대표 주도 아래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 직원이 시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급 휴가를 지원하는 난임 휴가 제도를 도입했다. 사내 라운지에는 임산부 직원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남성 직원도 육아 휴직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1984년생으로 올해 40세가 된 백 대표는 동성케미컬 오너 3세로, 부친인 백정호 회장(1958년생)의 장남이다.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백 대표는 이만우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 백 대표는 조용하지만, 성실히 회사에 출근하는 모범생 이미지다. 백 회장은 동성케미컬 부산 본사에서, 백 대표는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 사무소에서 주로 근무한다.

백 대표는 꾸준히 동성케미컬 지분을 매수하고 있다. 백 대표의 동성케미컬 지분은 지난해 10월 0.09%에서 현재 0.14%로 올랐다. 동성그룹은 동성케미컬을 중심으로 동성화인텍, 제네웰 등 6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오너가는 개인회사인 디에스티아이(DSTI)를 통해 동성케미컬을 지배한다. DSTI는 동성케미컬 지분 41.5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