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같은 투기 세력이 고려아연(010130)을 차지한다면, 고려아연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다.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지고, 국가적 손실로 귀결된다.”

고려아연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은 이제중 부회장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의 적대적 M&A에 대해 부당함을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제중 고려아연 CTO가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조선비즈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은 불모지와 다름없던 대한민국에서 오로지 우리의 기술과 열정으로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기업으로 우뚝 섰다”며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국내의 주요 산업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우리나라에 없어서는 안 될 기간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투기자본의 약탈적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장형진 영풍 고문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돈, 돈, 돈뿐이다”고 우려했다.

장 고문을 기업사냥꾼과 손잡은 부끄러운 인물이라고도 비난했다. 이 부회장은 “영풍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됐고,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석포제련소 경영 실패로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를 일으켜 국민들께 빚을 지고 있으면서 투기자본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제중 고려아연 CTO와 임직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성우 기자

영풍은 경영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고려아연으로부터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고려아연 주식 매입에만 집중했다고도 비판했다. 영풍 석포제련소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과 투자에는 관심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장 고문은 석포제련소의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유해 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겨 고려아연을 영풍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했다. 모든 책임은 영풍을 실질적으로 경영한 장형진 고문에게 있다”고 전했다.

그는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하면 핵심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 자원순환 사업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날 고려아연의 기자회견 전 보도자료를 배포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해도 고려아연이 국가기간 산업으로서 대한민국 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임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울산시에 약속했던 고용과 투자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지 않고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장기간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