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000670)·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이 최근 김동관 한화(000880)그룹 부회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고려아연과 협력 관계에 있는 한화그룹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을 도와 ‘백기사’로 나서는 방침을 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뉴스1

22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추석 연휴 직후 고려아연 사옥을 찾아가 최 회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과 김 부회장은 수소·신재생에너지 등 공동 사업을 논의하고, 최근 고려아연이 겪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재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최 회장을 찾아간 것은 수소·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고려아연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유지해 온 한화그룹이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 측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그룹은 ㈜한화를 중심으로 수소,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고려아연과 긴밀한 사업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한화는 지난 2022년 고려아연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자사주 7.3%와 고려아연의 자사주 1.2%를 맞교환하기도 했다.

현재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7.76%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한화, 현대차, LG화학 등 대기업 지분(18.4%)을 최씨 일가 우호 세력(백기사)으로 분류한다.

다만 한화그룹 측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