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가 오는 11월 합병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관문으로 꼽혔던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당초 한도로 설정했던 규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3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양 사의 합병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과 SK이노베이션 등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이 추석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3일까지 각 증권사를 통해 주식매수청구권을 신청한 규모는 약 3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로 설정했던 8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 7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작은 이유는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매수 예정가(11만1943원)와 13일 SK이노베이션 종가(11만700원)가 1.1%밖에 차이 나지 않았던 데다, 주주 대부분이 합병 이후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최종 마감일은 이날(19일)이지만, 증권사를 통한 주식매수청구권 접수는 지난 13일로 사실상 마감됐다. 이날 SK이노베이션 주가 역시 11만원 초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추가 신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최종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도 33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와의 합병 안건을 참석 주주 85.75%의 찬성률로 통과시킨 바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양 사는 예정대로 오는 11월 1일 합병을 차질 없이 진행할 전망이다.

양 사가 합병하면 매출 88조원, 자산 100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회사가 탄생한다. 양 사는 최근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통합 시너지 추진단을 꾸렸으며, SK이노베이션의 석유·배터리 사업,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와 재생에너지 등 핵심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토털 에너지·설루션 컴퍼니’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만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