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 고려아연(010130) 대표는 “영풍(000670)이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18일 밝혔다.

고려아연, 영풍 주주들도 이번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공개 매수 추진을 위법 및 부당한 작업으로 규정하고 책임 추궁을 위해 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 회계장부 열람등사,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 등 다양한 법적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3일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는 고려아연 지분 약 7~14.6%를 획득하는 게 목표다. 기간은 오는 10월 4일까지다.

박 대표는 “이번 공개매수 시도는 국가 기간산업인 비철금속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당사에 대한 기업 사냥꾼의 적대적 약탈적 M&A(인수합병)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고려아연 제공

박 대표는 MBK파트너스에 대해 “그동안 수차례 국내에서 시장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일삼아왔다”며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그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에 대해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바, 당사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당사의 경영권을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공개매수는 당사의 중장기적인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소액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 당사의 결론”이라며 “MBK파트너스와 같은 기업 사냥꾼들은 투자 수익률 극대화라는 단기적 관점으로 기업에 접근하는 만큼,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고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증대시키려는 당사를 정상적으로 경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약탈적 투기자본과 사회적 지탄을 받은 기업의 탐욕과 결탁으로부터 반드시 회사를 지켜내겠다”고 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1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해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배임, 에스엠(041510) 시세조종 관여, 이그니오 고가 매수 등의 의혹을 제기하면서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입장문을 내고 “이번 공개매수는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과 지분을 추가로 취득, 경영권을 공고히 하려는 차원”이라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영풍과 MBK 측은 18일에도 “공개매수는 최대주주, 1대 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며 “장씨와 최씨 일가의 지분 격차만 보더라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18일 밝혔다.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다. 현재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각각 경영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MBK·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33.13%고, 우호세력을 포함한 최씨 일가 측 지분은 33.99%로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