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010130) 지분을 공개매수한다고 밝히자, 고려아연은 13일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이라고 밝혔다.

이날 고려아연은 의견 표명서를 통해 “공개매수는 당사와 아무런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당사 최대주주인 영풍(000670)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라고 비판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고려아연 제공

MBK파트너스는 장형진 영풍 고문 측과 손잡고 고려아연 지배권 확보를 위해 최대 2조원 규모의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고려아연은 “아연 제련소 경영실패와 중대재해를 책임질 영풍의 사실상 지배자인 동일인 장형진은 기업사냥꾼인 공개 매수자(MBK파트너스)와 결탁해 당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경영 능력이 입증된 현 경영진의 의사에 반해 당사의 경영권을 침탈하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중장기적인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소액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현 경영진의 장기간 축적된 전문성과 경영 노하우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투자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하는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제대로 경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MBK파트너스가 그동안 국내에서 ‘약탈적 경영’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는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을 수령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약탈적 경영을 일삼았다”며 “이러한 사모펀드가 당사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이해관계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갈 뿐만 아니라,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체 주주들과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MBK파트너스는 영풍 및 그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어,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이를 해외 자본에 재매각하는 경우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심대하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현 경영진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해 왔다며 사모펀드나 영풍 측이 현 경영진을 대체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당사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현 경영진의 리더십 하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현 경영진에 대해 지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