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년여 만에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내려가면서 연료비 부담이 큰 해운업계와 항공업계의 지출 부담이 줄게 됐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70.61달러로 장을 마쳤다. 직전일(69.19달러)보다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최근 3년 이내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 12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1년 전에는 배럴 당 95.96달러까지 올라간 바 있다.
선박에 주로 쓰이는 고유황유(HSFO) 가격도 하락세다. 이날 HSFO 가격은 싱가포르 기준 톤당 42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496달러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 대비 15%가량 떨어진 수치다. 항공유 가격 역시 지난 6일 기준 배럴당 88.47달러까지 떨어지며 직전 주 대비 4.6%, 지난해 대비 21.2% 하락했다.
연료비 비중이 큰 해운업계와 항공업계는 국제유가 하락이 반가운 상황이다. 매출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항공사는 20~30%, 해운사는 10~25%에 달한다. 대한항공(003490)의 경우 유가가 배럴 당 1달러 내리면 약 3100만 달러(415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항공사들은 상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며 연료비가 늘어 지난 2분기에 적자로 전환했다. 3분기에는 국제유가와 환율이 모두 내림세를 보이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항공사들은 현재 1만1000원 수준인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다음 달부터 7700원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유류할증료는 매달 항공사가 국제 유가 시세를 고려해 결정한다.
해운사는 해상운임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연료비 부담까지 덜게 돼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최근 선복(화물을 실을 수 있는 공간) 공급이 늘며 운임이 하락세지만,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700를 기록하며 1000 이하를 유지했던 코로나19 이전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는 HMM(011200)이 3분기에 매출액 3조1899억원, 영업이익 1조246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각각 50%, 1251%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