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011210)가 폴란드에 경량화 105㎜ 차륜형 자주포를 선보였다. 현대위아의 105㎜ 곡사포를 기아(000270)의 소형전술차(KLTV) 위에 올려 만든 형태다. 최근 전장에서 높은 기동성과 화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105㎜ 차륜형 자주포가 K-2 전차, K-9 자주포에 이어 지상 전력을 강화하려는 유럽 각국으로 수출될지 주목된다.
기아·현대위아는 지난 6일(현지시각) 폐막한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서 소형전술차에 105㎜ 곡사포를 결합한 차륜형 자주포를 목업(Mock up·실제와 유사한 모형) 형태로 전시했다.
픽업트럭처럼 개조한 기아 KLTV(단축형·5900㎏)에 기존 현대위아 KH178 곡사포의 무게를 줄이고 개량한 화포를 얹었다. 2022년 12월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대한민국 국군이 배치 중인 차륜형 자주포 K105A1 풍익(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양산)과는 다른 제품이다.
기아·현대위아의 105㎜ 차륜형 자주포는 기동성이 좋은 게 강점이다. K-9과 같은 궤도형 자주포가 장갑(철판)으로 적의 공격을 막아낸다면 차륜형 자주포는 신속히 움직여 공격을 피한다.
1분당 최대 10발을 사격할 수 있고 최대 사거리는 14.7㎞(표준 탄약 사용 시)다. 로켓지원발사체(RAP)를 활용하면 최대 18㎞ 떨어져 있는 적을 타격할 수 있다. 위성항법시스템(GPS)을 이용한 자동사격통제, 정확한 조준을 위한 관성항법시스템(INS)을 갖췄으며, 전장통신기구(B2CS·TMMR)와 결합해 임무 중 효과적인 통신과 조정을 보장한다.
폴란드는 차륜형 자주포의 기반이 되는 소형전술차량 레그완(LPR·KLTV의 폴란드 수출형)의 공급 계약을 지난해 기아와 맺었고 올해 4월 초도 물량을 인도했다. 기아는 2030년까지 400대를 모두 인도할 예정이다. 현대위아는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포신(화포의 몸통)을 제작한다.
차륜형 자주포는 K-9자주포보다는 화력이 약하지만 이동해 타격하고 신속히 회피할 수 있어 전술적 효과가 높다. 특히 최근 전쟁에서 활용도가 높아진 드론전(戰)에서 주목받는다. 견인포는 자폭드론이나 활공폭탄 공격을 피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차륜형 자주포는 빠르게 이동·전개·사격·철수를 할 수 있다. 또 궤도형 자주포에 비해 구매·유지비가 저렴하고 생산성이 높다.
현재 세계 여러 나라가 차륜형 자주포를 개발하거나 도입하고 있다. KNDS프랑스(옛 넥스터)가 만든 시저(CAESAR)와 이스라엘 엘빗시스템스의 애트모스(Atmos)가 유명하다. K-9 자주포 18대를 운용 중인 북유럽 국가 에스토니아는 최근 시저 12대 도입을 결정했다.
한국은 2018년부터 105㎜ 견인포를 군용 5톤(t) 트럭(K-711)에 올린 K105A1 풍익을 생산해 운용 중이다.
K105A1 풍익은 구동 조종기를 사용해 포구지향 속도가 기존 105㎜ 견인포보다 3배 빠르고, K–9 자동사격통제장치를 활용해 지형과 관계없이 신속하게 화포 정렬을 해낸다. 운용 인원도 견인포를 사용했을 때보다 3~4명 줄었다. 1차로 12문이 제작됐으며 2차·3차 양산(200·200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