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미국의 4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인 테라파워에 약 4000만달러(약 534억원)를 투자한다. 이르면 이달 SK 측과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 4세대 원전 SMR 개발사 지분 인수 계획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테라파워의 SMR 실증단지 착공식.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게이츠(가운데)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왼쪽 5번째),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왼쪽 3번째)가 참석했다. /SK 제공

테라파워는 지난 2006년 빌 게이츠가 설립한 기업으로, 차세대 SMR 상용화 기술 중 하나인 소듐냉각고속로(SFR) 노형을 개발하는 대표 개발사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SMR '나트륨'을 포함한 전력 생산 장비 등 제반 공사에 착수했다.

SK그룹은 지난해 8월 테라파워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한수원은 SK그룹이 테라파워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 약 16%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가액은 SK 측이 테라파워에 투자를 집행할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 확정되면 국내 에너지 공기업이 SMR 개발사에 투자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수원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 개발 중인 3세대 혁신형 SMR(i-SMR)에 이어 4세대 SMR 포트폴리오도 확보하는 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