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329180)이 올해 첫 임금 및 단체협약 제시안(임단협)을 노동조합에 전달했지만, 노조는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조선업계가 16년 만의 슈퍼사이클에 돌입한 가운데, 현장에는 파업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전날 오후 노조 측에 첫 제시안을 전달했다. 회사는 울산 본사에서 열린 21차 교섭에서 기본급 10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400만원과 성과금 지급, 종합건강검진 대상 연령을 확대할 것을 제시했다. 또 휴양시설 운영을 위해 20억원 출연, 인사 제도 개선을 위한 특별노사협의회 운영 등도 제안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울산 조선소 노조 사무실 앞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하고 있다. /뉴스1

노조 측은 조선업 호황기에도 지난해 대비 기본급 인상 수준이 낮고, 회사가 너무 적은 격려금을 제시했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임단협에서 HD현대중공업과 노조는 기본급 12만7000원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과 현행 60세인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6월 4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집중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가 교섭 3개월 만에 나온 첫 제시안을 거부하면서 현장에서는 파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미 지난달 28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부분 파업을 한 바 있다. HD현대삼호 노조와 한화오션(042660) 노조 역시 같은 날 파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파업이 본격화하면 건조 현장에는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은 초호황기였던 지난 2007~2010년 이후 15년여 만에 ‘슈퍼사이클’을 맞았다.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최소 3년치의 일감이 쌓여 있고, 특근과 야근 등으로 공장 가동률은 100%를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