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0150)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이목을 끌 만한 일정은 뒤로 미루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이달 1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했지만,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이 두산 계열사 간 합병에 제동을 걸자 투자자가 오해할만 한 이슈는 당분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당초 이달 중 최대 1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다음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할 예정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다음달 800억원, 내년 2월 180억원, 내년 3월 24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경기도 분당에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본사 사옥/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두산에너빌리티가 회사채 발행을 연기한 것은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한 것인데, 투자자가 오해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두산 측은 "회사채 발행에 대한 증권신고서는 주관사와 협의를 거쳐 적정한 시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241560)두산로보틱스(454910)의 합병을 토대로 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장비 부문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밑으로 이관하는 걸 골자로 한다. 이후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들어 상장 폐지한다는 구상이다. 분할합병을 마무리한 후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큐벡스, D20 Capital LCC 등의 지분도 다른 계열사에 처분할 예정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두산밥캣이 떼어져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채권 상환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사시 두산그룹 지원 가능성이 없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배당금수익 기반 소멸, 자회사 지분가치를 활용한 재무 융통성이 다소 약화할 전망"이라면서도 "두산에너빌리티는 영업흐름이 양호해 자체적으로 자금 소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