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 도요타 전용 생산라인을 증설하지 않고, 미시간주 랜싱에 짓는 얼티엄셀즈 3공장에서 도요타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가 이어지자 수주 물량, 비용 등을 고려해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세운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3공장에서 도요타에 납품할 배터리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얼티엄셀즈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미시간주 랜싱에 3공장을 지을 예정인데, 현재는 수요량을 감안해 공사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3공장 전경. / 얼티엄셀즈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3공장 건설 중단 이후 GM 측과 향후 운영 방안, 사업 전략 등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완성차의 투자가 지연되거나 축소되면서 배터리사도 계획을 재정비하고 속도 조절에 나설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내부에선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 도요타 전용 생산라인을 증설하지 않고, 얼티엄셀즈 3공장이 도요타용 물량을 흡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초 회사는 오는 2025년까지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 30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도요타 전용 셀·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었다. 홀랜드와 랜싱은 약 160㎞ 떨어져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 도요타와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전기차 약 20만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분량으로 단일 수주계약 기준(합작공장을 제외) 최대 규모였다. 도요타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 처음 설립한 단독 공장으로 2013년부터 가동되기 시작했다. 도요타 전용 생산라인 증설되면 연간 생산 규모는 26GWh(기가와트시)에서 40GWh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밸런싱(사업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