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각형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낸다. 전기차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하려면 그간 주력해 온 파우치·원통형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배터리를 시장에 선보여 수요에 대응하고, 비용 절감 효과까지 노린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의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7년 3분기부터 각형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이를 위해 각형 배터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고객사 수요와 양산 일정 등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에 비해 다소 늦게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예상보다 양산 목표 시점이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 배터리는 형태(폼팩터)에 따라 각형, 파우치형, 원통형으로 구분된다. 가장 많이 쓰이는 건 각형으로, 시장 점유율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간 파우치형과 원통형에만 주력해 왔다. 각형 배터리는 예전부터 삼성SDI(006400)와 중국 업체들은 힘써왔다. SK온은 파우치형만 생산했었는데, 올해 초 각형 배터리 개발을 마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하는 건 고객사 수요 때문이다. 안전에 민감한 유럽에서 특히 각형 배터리를 선호하는 흐름이 만들어 지고 있다. 각형 배터리의 장점은 안전성이 높고 성능도 준수하다는 점이다. 또 파우치형 배터리와 달리 가스 벤트(통기구), 단락 차단 등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어 화재 등 문제가 발생해도 주변 전이가 잘 되지 않는다.
알루미늄 캔을 외장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강하다. 또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유리하다. 전기차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밀도는 전기차 초기 파우치형이 유리했으나, 고성능 소재 개발 및 전극 구조 개선 등 기술 발전으로 격차가 좁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이던 미국 미시간주 랜싱의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는데, 그 배경으로 각형 배터리 개발이 지목되고 있다. 얼티엄셀즈는 율촌화학(008730)과 맺은 1조4871억원 규모 알루미늄 파우치 공급 계약도 해지했다.
율촌화학은 3공장에서 배터리가 양산되는 내년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얼티엄셀즈는 해당 공장에서 향후 알루미늄 파우치가 필요하지 않은 각형 등 다른 형태 배터리를 생산하거나,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용 공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