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를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기반시설) 투자가 늘면서 한국 전력기기 업체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LS일렉트릭(LS ELECTRIC(010120))은 2분기에 매출 1조1324억원, 영업이익 1096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5.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이다. LS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작년 말 2조3000억원에서 2분기말 2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미국 내 전력 수요 증가에 힘입어 2분기에 매출 9169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6.8%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30년까지 전력기기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 HD현대일렉트릭 제공

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효성중공업(298040)의 증권가 전망(컨센서스)은 매출 1조2708억원, 영업이익 868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영업이익은 1% 증가한 수치다.

전력기기 업계에 따르면 북미 지역은 최근 변압기 등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변압기는 발전소가 생산한 전기를 기업이나 가정에 보낼 수 있도록 전압을 바꿔주는 기기로, 통상 수명은 30년 안팎이다.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미국에 설치된 변압기의 약 70%는 25~30년 전에 설치돼 교체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LS일렉트릭의 초고압변압기. / LS일렉트릭 제공

미국과 유럽 등에서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늘어나는 것도 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 수요를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인공지능) 데이터 센터가 늘어나는 점도 호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보쉬 행사에서 “(AI 발전 과정에서) 1년 전에는 신경망 칩이 부족했는데, 다음에는 변압기 부족이 예측된다”고 했다.

이상기후로 전력 수요가 급증한 점도 업계는 호재로 본다. 현재 미국 50개 주 중 48개 주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6시의 시간당 전력수요는 74만3995㎿(메가와트)로 종전 기록인 2022년 7월 20일 74만2704㎿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