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호황에도 국내 제조업계가 내다보는 올해 3분기 경기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대한상공회의소 제조업 BSI(경기전망지수) 추이.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3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89로 집계됐다. 전분기(99)와 비교하면 10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이번 조사에서 기준치 100을 상회하고 전분기대비 상승한 업종은 반도체가 유일했다. 반도체는 전분기보다 8p 상승한 122를 기록했다. 의료·정밀기기, 전기장비 업종도 3분기 경기 전망이 각각 108과 101로 집계됐지만 2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1p, 16p 하락했다.

철강(79), 정유·석유화학(85), 비금속광물(67) 등 전통 제조업도 업황 부진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약 업종 전망치는 2분기(105)보다 27p 하락한 78로, 전체 업종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상반기 영업 실적이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 곳은 전체 60.9%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48.8%), 중견기업(48.6%)보다 중소기업(63.3%)에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올해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리스크로는 내수소비 위축(42.7%)을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17.7%), 고금리 장기화(12.7%), 해외수요 부진(12.5%), 환율 변동성 확대(7.7%) 등이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투자와 소비를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 마련과 함께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통 제조업의 수출길을 터줄 수 있는 수출시장별 틈새 전략을 민관이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