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상 한국수력원자력 전략경영단 원자력정책실장은 “세계 곳곳에서 안정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 원전을 운영하던 국가는 원전을 확대하고, 원전 가동을 멈췄던 국가는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졌고, 그 대안으로 원전이 부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우상 한국수력원자력 전략경영단 원자력정책실장이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조선비즈

100만킬로와트(㎾)급 발전소를 1년간 운영할 때 필요한 연료량은 석탄 220만톤(t), 석유 150만t, LNG 110만t 정도다. 반면 원자력 발전의 원료인 우라늄은 20t으로 같은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그는 “우라늄은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돼 있어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다. 전체 에너지의 94%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도 원전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원자력 발전이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2년 기준 한국전력의 전력 판매단가는 1㎾h당 120.5원이었는데, 한전이 원전에서 전력을 구매한 가격은 1㎾h당 52.5 수준이었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료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원자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세계 곳곳에서 원전 확대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운영 중인 370여개의 석탄발전소 중 80%가 원전 전환 적합 판정을 받았다. 전환 대상 석탄발전소의 발전 용량은 250기가와트(GW)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수원이 제작하는 대형 원전 ‘APR1400′ 180기에 달하는 규모다.

이어 “프랑스도 지난 2022년 최대 14기의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일본도 정지 중이던 원전 17기를 재가동하고, 신규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지난해 2월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원전의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뒤에도 20년씩 연장해 60년~80년간 계속 운전을 하고 있고, 일본도 최근 20년 단위로 계속 운전을 허가하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10년 단위로 계속 운전을 허가하고, 그마저도 아직 2번 연장한 사례가 없다. 이 실장은 “한국 원전의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과 일본처럼 계속 운전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