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진 한국전력(015760)공사 계통계획처장은 27일 조선비즈 주최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전력망 구축에 첨단 산업의 성패가 갈린다”면서 “적기적소의 전력공급 여부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별 에너지 자급률을 보면 수도권은 수요가 발전보다 많고, 다른 지역은 발전력이 수요보다 많아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전은 2036년까지 전력망에 약 56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오 처장은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력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크다 보니 양쪽 다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2036년까지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각각 1.6배, 1.4배 늘릴 계획이다.

오현진 한국전력공사 계통계획처장이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미래에너지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그러나 건설 여건은 쉽지 않다. 오 처장은 “재산권·환경권에 대한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수도권으로 가는 전기인데 왜 우리 마을을 지나느냐’는 민원이 늘고 있어 주민 수용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화력 등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와 수도권을 잇는 ‘345kV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는 150개월가량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전력 계통 혁신 대책을 수립해 핵심 기간망 건설 기간을 30% 단축하고, 계통 유연성을 2배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계통 유연성은 전력 수급의 변동성, 불확실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계통의 능력을 의미한다.

오 처장은 “수요가 많은 수도권은 수요를 분산하고, 호남권은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직접 연계하는 등 지역별 맞춤형으로 전력망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전력망을 선점하고 실제 발전사업을 하지 않는 사업자는 계약을 해지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 전력망 확보를 위해선 국가, 지방자치단체, 국민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