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과의 합병을 위해 유럽 노선을 줄여야 하는 대한항공(003490)이 포르투갈 신규 취항에 이어 폴란드 노선 운수권을 취득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유럽 노선을 다시 늘리려는 사전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9월부터 약 한 달간 포르투갈 리스본행 정기성 전세기를 띄우며 신규 취항을 시작한다. 지난 5월엔 주 4회 폴란드 노선을 운항할 수 있는 운수권(타국에 항공기를 보내 여객·화물을 탑재·하역할 수 있는 권리)을 취득했다.

대한항공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현행법에 따르면 항공사는 운수권을 취득한 후 1년 이내에 취항해야 하며 이후 20주 이상 운항해야 운수권을 보전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폴란드 운수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년 5월 안에 바르샤바행 항공편을 띄워야 한다. 대한항공 측은 “폴란드 취항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현재 폴란드에 화물기만 띄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폴란드로 가려면 LOT폴란드항공의 직항편을 이용하거나, 유럽의 다른 국가를 거쳐야 한다.

폴란드는 배터리, 방산, 건설 등 각 산업계의 동유럽 거점으로 주목받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폴란드에는 현재 약 350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사업 기회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폴란드에 거주하는 교민 수는 2021년 2635명에서 지난해 4386명으로 66% 늘었다. 2023년 스페인(4774명)과 이탈리아(4499명)에 체류 중인 교민 수와 비슷하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에 따라 유럽 일부 노선을 티웨이항공(091810)으로 이관해 8월부터 유럽 노선 운항편이 줄어든다. 로마 노선은 8월부터 기존 주 7회에서 주 4회로 줄고, 10월부터 주 3회 운항한다. 바르셀로나 노선은 10월부터 운항하지 않는다. 프랑크푸르트 노선은 10월에 주 4회, 11월에 주 3회 운항할 예정이다. 파리 노선은 10월까지 주 7회 운항하고 이후 주 6회로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