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010140)이 러시아 선주사로부터 따낸 4조8500억원 규모의 수주 건에 대해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회사는 싱가포르 중재법원에 제소할 방침이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전날 자율공시를 통해 2020년과 2021년 러시아 즈베즈다(ZVEZDA) 조선소로부터 수주했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0척과 북해용 셔틀탱커 7척과 관련해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은 ‘선주사가 협상 진행 중 일방적으로 계약불이행을 주장하며 계약 해지 통보 및 기 납입 선수금 8억 달러(약 1조 1012억 원)와 지연이자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지정된 선주사(즈베즈다)와 어떠한 자금 거래도 불가한 상황”이라며 “당사는 금번 선주사의 계약 해지 통보는 부적법하므로 싱가포르 중재 법원에 제소해 계약 해지의 위법성 및 반환 범위 등을 다투는 한편 협상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9년 즈베즈다로부터 총 22척(쇄빙선 15척·쇄빙셔틀탱커 7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따냈다. 계약금 총액만 57억 달러(약 7조 8400억 원)에 달했다. 이 중 5척은 건조 후 선주사에 인도됐다.

이번에 계약이 해지된 건은 이후 17척에 대한 계약이다. 2020년 11월 즈베즈다는 삼성중공업과 쇄빙 LNG 운반선 10척에 대한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2021년 10월에는 쇄빙 셔틀탱커 7척에 대한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총 계약금은 4조 8525억 원으로, 즈베즈다는 선수금 8억 달러를 지급했다.

하지만 건조 설계가 시작될 무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대러 제재가 시작됐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즈베즈다를 SDN으로 지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일부 선박에 대한 설계만 진행하다 결국 지난 8월 제작을 중단, 즈베즈다와 계약 유지 여부에 대한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즈베즈다가 지난 11일 삼성중공업의 계약불이행을 주장하며 17척에 대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삼성중공업은 싱가포르 중재법원에 제소해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즈베즈다가 계약불이행을 주장한 이유를 파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