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무협)는 한국과 아프리카가 농업, 도시 인프라, 광물·에너지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한·아프리카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양국의 포괄적 경제협력 방안으로 ‘K-A.F.R.I.CA’를 제시했다. 농업(A), 도시 인프라(F), 광물·에너지(R), 디지털 기술(I)의 영어 앞 글자를 딴 용어로, 각 분야에서의 상호협력(Cooperative Allies)을 강조했다.
한국과 아프리카의 협력이 가장 우선시되고 유망한 분야로는 광물·에너지가 꼽혔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산업용 광물 약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이 아프리카의 광물 정·제련 설비 구축과 자원 개발 다자 협의체 등에 참여해 광물 공급망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주요 국가별로 유망 분야가 다른 만큼 맞춤형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태양광은 알제리, 리비아, 모로코, 풍력은 니제르, 이집트, 수력은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모잠비크, 잠비아 등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이 겪고 있는 상시적인 식량난으로 인해 농업 분야에서 협력 기회도 풍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농산물 수확 후 관리 및 쌀 가공·저장 기술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현지 농업 인프라 현대화 지원, 농기계 수출, 품종개량 등 농업 생산성 제고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더욱이 아프리카 주요국은 신도시 개발과 함께 각 도시를 연결하는 경제회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가 역내 경제통합을 이루는 과정에서 한국은 도시 인프라 관련 건설업·기계류 수출 및 투자, 인프라 구축 컨설팅 지원, 산업단지 개발 참여 분야에서의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경제 성장률은 2000년 이후 세계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3.8%, 4.1%의 고성장이 예상됐다. 한국과 아프리카의 교역은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과 우리의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한 자본재 수출(50.8%), 1차 산품 수입(54.7%)의 상호보완적 구조를 바탕으로 2020년부터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다음 달 4, 5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한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첫 다자회의로, 45개국 이상의 대표단이 방한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