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경제계 대표들이 3국 간 실질적인 경제 협력을 위해 실무협의체를 신설을 약속했다. 지난 2015년 이후 약 4년 5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그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높은 수준의 경제 협력이 부족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이를 강화할 실질적인 협의체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한상의,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등 3국 경제단체는 27일 상공회의소회관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공동으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의 실행을 지원하고, 비즈니스 서밋 주제 발표에서 논의된 내용을 실행하기 위해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가운데)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8차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왼쪽), 런홍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오른쪽)과 공동성명서에 서명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2024.5.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세 나라가 크고 어려운 과제 대신, 손쉽게 추진 가능한 공동사업을 통해 성공사례를 축적해야 한다”라며 “3국 스타트업 협력, 고령화 대응을 위한 의료시스템 운영 노하우 공유 등이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3국 공통의 경제적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서에 실무협의체 운영이 포함되는 것도 이같은 의지의 표현이라 생각한다”라며 “공동 성명서에 담긴 의제들(경제활성화, 지속가능한 발전, 실무협의체 운영)을 비롯해 공통의 경제적 해법을 논의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이번 서밋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기업인과 각국 정부 관계자 등 28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를 비롯해 조현상 효성(004800)그룹 부회장,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 명노현 LS(006260) 부회장 등 기업인들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 90여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을 비롯해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 선임고문,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구보타 마사카즈 경단련 부회장 등 90여명의 기업인과 정부관계자가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도 런훙빈 CCPIT 회장을 비롯해 자오둥 중국석유화학그룹 총경리, 린슌지에 중국국제전람센터그룹 동사장, 리둥성 TCL과학기술그룹 동사장, 천지엔화 헝리그룹 동사장 겸 총재 등 100여명의 기업인과 정부관계자가 참석했다.

공동성명서에는 경제 활성화·지속가능한 발전·실무협의체 신설 등 세 가지 주요 주제로 나눠 3국이 협력하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먼저 3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과 교역 활성화, 공급망 안정화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그린 전환과 고령화 대응, 의료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을 3국 간 민간 경제협력 회의체로 내실화하기 위해 ‘실무협의체’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포함했다.

최 회장은 “한일중 세 나라의 상생∙공존의 필요성을 강조할 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이 자주 인용되곤 한다”라며 “세 나라가 장기적 비전을 공유하고,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