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를 1000대 수입하기로 한 폴란드가 올해 말까지 180대를 추가로 도입하는 계약을 현대로템(064350)과 체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폴란드는 2022년 8월 K2 전차 180대를 수입하는 1차 계약을 현대로템과 체결했고 올해 1분기까지 46대를 받았다. 당시 180대의 계약 금액은 약 4조5000억원이었다.
현대로템과 동일한 시기에 1차 계약을 맺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당시 한화디펜스)는 작년 12월(K9 자주포)과 올해 4월(천무 다연장로켓) 추가 계약을 체결했으나 현대로템은 폴란드 정부와 협상이 길어지면서 추가 계약을 하지 못했다. 현대로템과 폴란드는 남은 물량 중 일부를 폴란드에서 생산하고 기술 일부를 이전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파베우 베이다 폴란드 국방부 차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K2 전차 180대를 추가로 조달하는 2차 실행계약에 대한 협의를 즉시 시작할 계획이다. 이 계약은 (폴란드 정부의) 국군지원기금 적용 가능성이 확인되는 대로 올해 말 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로템은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총 1000대의 K2 전차 수출 기본계약(Framework)을 체결했다. 이어 같은 해 8월 180대를 납품하는 1차 실행 계약을 맺었다. 기본계약은 구속력 없이 대략적인 규모만 합의하고 실행 계약은 구속력을 가진다.
1차 실행 계약분인 180대는 K2GF(K2 Gap Filler)로 불리며, 한국 육군이 사용하는 장비와 동일한 사양으로 현대로템 창원사업장에서 생산해 폴란드에 납품한다. 당시 폴란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국방력을 빠르게 보완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현대로템은 2025년까지 1차 계약분 180대 납품을 마칠 계획이다.
2차 계약이 체결되면 성능 개량형 모델인 K2PL(K2 Poland)이 납품될 전망이다. K2PL은 K2GF를 운용 중인 폴란드 군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개발하고 있다. K2PL의 차체와 내부 구조는 기존 형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일부 성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K2PL에는 적군의 대전차 무기를 탐지·파괴하는 하드킬 능동방호장치(APS)와 상부에 장착된 포탑을 무인화할 수 있는 원격사격통제체계(RCWS)가 탑재된다. 외부에 장갑을 덧대 방호력을 높이고 적군의 드론 공격을 방해하기 위한 재머(전파교란장치·Jammer)도 추가한다. 이 때문에 무게는 기존 57톤(t)에서 최대 63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폴란드 정부는 향후 계약 물량을 포즈난(Poznan)시 안에 있는 군용차량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폴란드 정부와의 협상은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계약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