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042660)이 HD현대중공업(329180)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공정한 경쟁 입찰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은 총사업비 약 8조원 규모의 KDDX 수주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용욱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부사장)은 2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로열파크컨벤션에서 열린 함정사업 설명회에서 KDDX 기밀유출 논란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공정한 경쟁입찰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톤(t)급 미니 이지스함 6척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이 부사장은 이날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 등을 탈취해 전원 유죄 판결을 받고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규정은 별문제가 없을 때 기본설계를 담당한 업체가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번 사업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단순한 게 아니다”라며 “그 상위법은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KDDX 사업 역시 이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지난해 11월 KDDX 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으로 공유(군사기밀보호법 위반)한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았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대우조선해양이 작성한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을 8차례 넘게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은 지난 2월 계약심의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의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에 대해 ‘행정지도’로 결론을 냈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이 KDDX 건조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밝혀 달라며 지난 3월 추가 고발장을 제출했다. 수사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의 임원 개입이 확인되면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당 제재 심의가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방위력개선사업관리규정 제226조(상세설계 및 함건조 계획)’에 따르면 ‘특별한 사유’는 해당 업체의 부도, 부정당업체제재처분, 천재지변, 상세설계·함건조에 대한 협상결여”라며 “지난방위사업청 계약심의위에서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를 ‘행정지도’로 의결했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