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올해 설비투자 비용 축소를 시사했다.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의 시장과 고객 상황의 변화를 고려하면 현시점에서는 당분간 대외 환경과 전방시장의 수요 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크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9%, 영업이익은 75.2%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1889억원이 반영됐다. 고객사 수요 감소와 미시간 법인의 신규 라인 전환에 따른 일부 생산라인 중단으로 작년 4분기(2501억 원) 대비 감소했다. 이를 제외한 실적은 영업손실 316억원으로 사실상 적자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그래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회사는 2분기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CFO는 “전동화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미국 전략 고객사 신차 출시에 따른 합작법인(JV) 물량 증가가 예상된다”면서도 “유럽 공장은 아직 가동률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래깅(lagging) 영향은 2분기를 기점으로 정리될 것으로 봤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 감소에 따른 투자 규모 조절도 시사했다. 이 CFO는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이 탄소 배출 속도 조절에 나선 영향으로 2030년 기준 전기차 침투율 전망은 기존 50% 이상에서 최근에는 40% 중반 내외 수준으로 하향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월 실적발표 때 올해 투자는 작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현시점에서는 당분간 대외 환경과 전방 수요 개선 가시성이 크지 않은 것 같다. 중장기 수요 대응이나 북미 지역의 필수적인 신·증설 투자엔 선택과 집중을 하되, 투자 우선순위를 철저히 따져 설비투자(CAPEX) 집행 규모를 다소 낮추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CAPEX는 10조9000억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공장 현황/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근본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올 한 해의 4가지 주요 실행 전략도 발표했다.

첫째, 전방 수요와 고객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투자 및 비용 효율성을 높인다. 현재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의 수요 변화를 면밀히 검토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투자 규모와 집행 속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생산시설별 가동률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고, 물류비·유틸리티 비용 등도 최적화한다.

둘째, 원재료비 혁신을 통해 비용 경쟁력을 확보한다. 리튬과 같은 주요 광물뿐 아니라 전구체 등 원재료의 직접 조달 영역을 확대해 재료비를 절감하고, 글로벌 공급망 직접 투자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셋째, 핵심 고객들과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2분기 현재 인도네시아 현대차 합작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해 차질 없이 양산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4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스텔란티스 합작공장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생산 거점을 다각화하고 지역별·고객별 수요 변화에 합리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미래 시장을 선도할 신제품 라인업을 확대한다.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46시리즈(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시작해 올해 3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남경에서 양산을 시작한 ESS(에너지저장 장치)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도 북미 및 유럽 시장에 공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