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항공기 개발에 성공한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2차 성장을 추진한다. KAI는 지난 2월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핵심 기술개발에 102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6세대 전장 체계의 핵심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BD), 자율·무인 등 첨단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AI가 주도하는 6세대 전장 체계는 유인(有人)과 무인(無人)기를 비롯해 전장의 각종 장비가 초연결 네트워크로 연결된 복합 체계를 말한다. 미국은 차세대 공중 지배 전투기(NGAD)를, 영국·이탈리아·일본은 6세대급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GCAP)을 가동하고 있다.
KAI는 올해 열린 사우디 방산전시회(WDS)와 ‘드론쇼 코리아’에서 KF-21을 기반으로 유인 전투기와 무인 전투기, 다목적 무인기를 융합하고 초소형위성과 정지궤도 위성을 활용한 신개념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를 선보였다. KAI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핵심 기술인 AI 조종사를 개발하고 있다. 또 공군의 ‘AI 기반 모의 비행 훈련체계 구축을 위한 신속 연구개발 사업’을 작년부터 수행 중이며 향후 공군 조종사 훈련에 적용하기 위한 AI 가상 항공기도 개발 중이다.
KAI는 AI 기술을 전 사업 분야에 이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항공기 생산공정 품질 결함 식별, 설계 효율화, 예지정비(AI 고장예측) 분야에도 AI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설계, 생산, 시험평가 및 후속 지원 등의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면 비용을 줄이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현재 KAI는 T-50, FA-50, 수리온, LAH, KF-21 등 고정익(날개가 동체에 고정된 전투기 등)과 회전익(헬리콥터)을 아우르는 다양한 항공기 플랫폼을 개발해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과 시험평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KAI는 AI 파일럿 기술 중 가장 난도가 높은 항공기 제어기술 연구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착수했으며, 자체 개발 중인 다목적 무인기의 축소 모델에 적용해 비행 실증을 준비하고 있다.
KAI는 차세대 공중전투체계를 포함해 미래비행체(AAV)와 우주 모빌리티 사업을 미래 6대 사업으로 선정하고 지난해 ‘글로벌 KAI 2050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AAV는 KAI가 축적한 고정익, 회전익, 무인기 개발 노하우와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합체다. KAI는 우주모빌리티 사업을 통해서도 초소형위성, 정찰위성 등 국방 위성의 발사 비용을 낮춰 우주 경제 실현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KAI 관계자는 “내부에서 KAI의 사명이 ‘K-AI’라는 이야기도 나올 만큼 항공우주 분야의 기술개발을 선도해 왔다”며 “올해를 미래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대한민국이 세계 4대 항공우주산업 강국 반열에 오르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