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새 한국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시총과 영업이익이 대만 100대 기업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삼성전자(005930)의 시총, 영업이익을 모두 앞지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한국과 대만의 시총 100대 기업(금융업·지주사·특수목적회사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100대 기업 영업이익은 2013년 88조1953억원에서 2023년 71조6491억원으로 18.8% 줄었다. 같은 기간 대만 100대 기업 영업이익은 36조3947억원에서 86조960억원으로 136.6% 늘며 한국을 앞질렀다.
시총의 경우 한국 100대 기업의 시총은 지난해 1565조4222억원으로 2013년 828조6898억원에서 88.9% 늘었다. 이 기간 대만 100대 기업 시총은 540조9574억원에서 1694조8700억원으로 205% 급증하며 역시 한국을 추월했다.
양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의 작년 시총은 각각 468조6279억원, 645조5566억원으로 TSMC가 삼성전자를 177조원가량 앞섰다. 2013년과 비교하면 삼성전자 시총은 202조947억원에서 266조5332억원으로 131.9% 늘었고, TSMC는 96조1509억원에서 549조4057억원으로 571.4%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36조7850억원에서 6조5670억원으로 줄었는데, TSMC는 7조7238억원에서 38조6278억원으로 늘며 5배 증가했다. 2021년까지는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가 TSMC를 앞섰으나 이듬해인 2022년 TSMC 영업이익이 48조5960억원으로 늘고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43조3770억원으로 줄면서 TSMC의 역전이 시작됐다.
지난해 두 나라 100대 기업 중 시총 비중이 가장 큰 업종은 삼성전자와 TSMC를 포함하는 IT·전기전자였다. 한국 IT·전기전자 기업 15곳의 시총은 766조1971억원으로 100대 기업의 절반가량인 48.9%를 차지했다. 대만의 경우 IT·전기전자 기업 61곳이 시총 1276조6667억원을 기록해 100대 기업 내 비중이 77.4%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