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다.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 정유업계는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다만 유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횡재세 이슈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횡재세는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회사에 매기는 세금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은 금융권과 정유업계에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15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L)당 1689.54원으로 전날보다 2.15원 올랐다. 휘발유 평균 가격은 연초 1500원대 중반에서 10%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75% 상승한 배럴당 85.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0.8% 오른 90.45달러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장 중 한때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제유가는 통상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된다.
정제마진도 올라 정유사들은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수송·운송비 등을 뺀 금액이다. 보통 배럴당 4~5달러가 손익분기점인데, 올해 1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12.5달러로 전분기(4.1달러)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408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01%, 직전분기 대비 46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1분기 S-Oil(010950) 영업이익 전망치는 4776억원으로 작년 4분기 564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정유업계에선 더불어민주당이 대거 국회 의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실적이 급증하면 횡재세 이슈가 다시 불거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과거 “유가 상승과 고금리로 정유사와 은행이 사상 최고 이익을 거뒀다”며 횡재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 여파로 중동 산유국의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