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 침체 영향으로 국내 대기업의 실적이 대체로 감소했지만,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전년 대비 9.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중 R&D 투자액이 가장 많았던 기업은 삼성전자(005930)였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깃발. /뉴스1

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R&D 비용을 공시한 224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R&D 투자액은 73조42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67조1413억원) 대비 9.4%(6조2825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도 3.39%로, 2022년 3.07% 대비 0.32%P(포인트) 증가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R&D 투자액 기준 1위는 삼성전자로, 지난해 28조3528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연구개발비는 전년 대비 13.7%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이 14.3% 감소했지만,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20조원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이 밖에 LG전자(066570)(4조2834억원)와 SK하이닉스(000660)(4조1884억원), 현대차(005380)(3조9736억원), 기아(000270)(2조6092억원), LG디스플레이(034220)(2조3995억원), LG화학(051910)(2조857억원), NAVER(035420)(1조9926억원), 현대모비스(012330)(1조5941억원), 카카오(035720)(1조2236억원) 순으로 R&D 투자가 많았다. 이들 상위 10위 기업의 R&D 투자액은 조사 대상 기업 전체의 71.8%를 차지했다.

지난해 R&D 투자액을 가장 많이 늘린 곳도 삼성전자였다. 2·3위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로, 각각 6330억원(18.9%)과 4462억원(20.6%)을 늘렸다.

지난해 R&D 투자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기업은 SK하이닉스로, 전년 대비 14.6%(7169억원) 줄었다. 이어 넷마블(251270)(21.8%·1873억원 감소), 셀트리온(068270)(16.9%·697억원 감소)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