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기술과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도록 철저하게 관리해 나가며, 연구 부문에서는 독자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의 바탕으로 삼고, 영업 일선에서는 가장 먼저 고객에게 달려가 그들의 소리를 듣고 고객 니즈(요구)를 만족시켜 갈 수 있어야 한다.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2001년 12월 올해의 효성인상 시상식에서
조석래 효성(004800)그룹 명예회장은 생전에 기술과 도전을 강조했다. 일본과 미국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조 명예회장은 ‘우리만의 기술’에 집중해 왔고, 주요 소재의 국산화에 도전해 이뤄냈다.
기술에 대한 집념 덕분에 효성은 1978년 타이어에 들어가는 필수 섬유 소재인 타이어코드 국산화에 성공했다. 효성의 타이어코드는 지난 2000년 미국 하니웰을 제치고 세계 시장 1위를 기록했다.
1992년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했고 2010년 미 듀폰의 라이크라를 제치고 세계 시장 1위에 올랐다. 2011년에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고강도 소재인 탄소섬유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조 명예회장은 고(故) 조홍제 창업주 회장 때부터 내려온 ‘산업입국(産業立國)’의 경영철학을 실현했다. 산업입국은 산업을 일으켜 국민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정신이다. 조 명예회장은 제품의 품질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1988년 12월 신입사원 연수 특강에서 “산업입국의 정신이란 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한다는 뜻”이라며 “효성의 기업들은 한번 쓰고 없어지는 소비재 산업보다는 생산재 산업이나 다른 산업의 원료 즉 중간 소비재 산업에서 많은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그 바탕에는 우리의 창업이념인 산업활동을 통해 국가에 봉사한다는 투철한 정신이 깔려 있었다”고 말했다.
2000년 11월 창립기념사에서는 “우리는 제품 하나하나의 개발에서부터 생산과 마케팅, 그리고 그와 관련된 서비스는 물론이고, 고객이 미처 느끼지 못한 욕구까지 한발 앞서 발굴해 이를 채워줌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고객 만족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 회장은 도전 정신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0년 한 사내 행사에서 “도전이란 늘 하던 것을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부수고 새롭게 만드는 자세”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스스로를 훈련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명예회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가 불어닥쳤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았다. 그는 전경련 회장 취임사에서 “우리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업사를 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경제계는 윤리경영과 상생 경영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 나가는 동시에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졌던 2009년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은 국민의 믿음직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 특히 대기업은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