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329180)이 건조한 달리호가 미국 볼티모어 항의 프란시스 스콧 키 다리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HD현대(267250) 그룹이 긴장하고 있다.
29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HD현대 그룹은 사건 관련 정보를 수집하며 사고 원인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달리호를 울산조선소에서 건조해 2015년 발주처에 인도했다. 추진용 메인엔진인 B&W 9590ME-C9과 발전용 보조엔진으로 쓰인 힘센엔진 9H32/40 모두 HD현대중공업이 제작했다.
HD현대 측은 해당 선박이 2015년 운항을 시작한 뒤 8년 동안 큰 문제가 없었던 만큼 선박 자체 결함은 없었다고 본다. 인도 후 1~2년 동안 유지되는 선박과 엔진의 보증 기간은 끝났다.
그러나 사고의 원인으로 전력 계통 문제가 거론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교각과 충돌하기 직전 메릴랜드 주 당국에 "선박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 다리와 충돌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선박 통제력 상실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는 전력 계통의 문제가 있다. 사고 직후 볼티모어 항 일부 관계자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달리호가) 출항 전 이틀 동안 심각한 전력 문제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사망·실종 6명 규모의 대형 사고인 만큼 사법 당국의 엄격한 조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금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전체 보험 지급액 규모가 20억~40억달러(2조7000억원~5조4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너진 다리의 잔해를 제거하고 새 교량을 만드는데 20억달러(2조7000억원)가 필요하고 미국 최대 자동차 수입항이자 미국 2위 석탄 수출항인 볼티모어항이 막히면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추정 보상액 등이 더해진 규모다.
그러나 달리호에 쓰인 힘센엔진 모델(HIMSEN 9H32/40)은 그동안 여러 컨테이너선에 설치됐기 때문에 엔진 설계 결함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달리호가 2020년 개조를 위해 운항 시간이 줄면서 무리하게 운항했고 유지·보수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미주 동안을 오가는 달리호가 파나마운하 등을 지날 때 선박유 품질 관리가 어려운 중남미에서 저질 저유황유를 사용해 기자재가 손상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