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010130)이 서울 논현동 영풍빌딩을 떠난다. 고려아연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위해 종로로 본사를 이전한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불편한 동거’를 끝내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본사를 서울 종로 그랑서울빌딩으로 이전한다고 29일 밝혔다. 4월 말까지 사무실 인테리어 설계를 완료하고 7월까지 사무실 공사를 끝낸다. 이후 고려아연 및 계열사의 모든 구성원을 이동시킬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영풍빌딩 본사. /영풍그룹 제공

고려아연은 신사업 확장으로 인원이 늘었고 부서 간 업무 시너지를 위해 새로운 공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공간이 부족해 영풍빌딩 인근의 별도 건물을 사무실로 쓰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1974년 최기호 선대회장을 포함해 최창걸 명예회장 등 총 7인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종로구 서린동 33번지를 본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후 6년간 종로구 서린동 건물을 본사로 활용하고 1980년부터 40년 넘게 논현동 영풍빌딩 건물을 사용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영풍과 인적, 물적 교류를 끊는 단계라 매년 수억원의 임차료를 지급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