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치 자체는 최근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기업들의 부정적인 심리가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최근 매출액 기준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올해 4월 BSI 전망치가 98.6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BSI는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다. BSI 전망치가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반대로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올해 4월 BSI는 기준선을 하회했지만, 수치 자체는 지난 2022년 5월(97.2) 이후 2년 만에 기준선에 가장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 이후 줄곧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 심리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수출 개선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체감하는 정도는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비제조업 BSI 추이.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업종별로는 제조업 98.4, 비제조업 98.9로 집계됐다. 제조업 BSI는 지난 3월 100.5를 기록하며 24개월 만에 기준선을 웃돌았지만, 한 달 만에 반락했다. 비제조업 BSI는 전월대비 5.4포인트(P) 상승했다.

제조업 10개 세부 업종 중에서는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20.0) ▲석유정제 및 화학(109.4) ▲식음료 및 담배(105.9) ▲등이 호조 전망을 보였다. 나머지 3개 업종은 기준선 100에 걸쳤고, 3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예상됐다.

비제조업 세부 7개 업종의 경우 ▲여가·숙박 및 외식(121.4)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07.1) ▲도소매가101.9)가 호조 전망을 보였다. 나머지 4개 업종은 모두 부정적인 전망을 기록했다.

조사 부문별 BSI는 대부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채산성(93), 투자(94.3), 자금사정(94.9), 내수(97), 고용(98.6), 수출(98.9), 재고(105.1) 등이다. 전 부문 부진 전망은 19개월 연속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 본부장은 “기업심리가 확실하게 반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법‧제도 개선, 세제‧노동시장 경쟁력 확충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