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267250)의 자회사 HD현대마린솔루션이 증시 상장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6000억원대의 공모 자금을 활용해 미국 내 수리 조선소 및 물류센터를 확보한다. HD현대그룹은 미 해군 함정의 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소모성 부품을 유지·보수·운영하는 것) 사업을 추진 중이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공모 자금 중 약 2000억원을 타법인 증권 취득에 쓸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글로벌 수리회사에 대한 협력 투자(조인트벤처 또는 지분투자)에 424억원, 미주 등 해외 수리 조선소 네트워크 구축에 594억원, 선박관리회사 인수에 510억원 등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주력 사업인 선박 유지·보수(MRO)와 개조(Retrofit)는 거점 조선소가 필수적이다. 신조(새로 만듦) 만큼 클 필요는 없지만, 대형 구조물인 선박을 일정 기간 독(dock·선박 건조·수리 시설)에 고정해 놓고 작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금까지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에 있는 조선소를 썼다.
그러나 환경 규제가 강해지면서 선박의 개조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중국 외에도 수리 조선소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생겼다. 수리 기간을 줄이는 게 경쟁력인데, 수요처 근처에 수리 조선소가 있으면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연안 해운업을 미국인이 소유하고 미국에서 건조된 배를 이용하는 경우에만 허용하는 규제(Jones Act)가 있어 현지 조선소가 필요하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해외 조선소 지분을 확보하거나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미주, 동남아, 중동 지역에 거점 조선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엔진 등 선박 기자재 물류 사업을 직접 하고 국내외 물류센터를 확대·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시설자금 544억원도 이번 상장 공모 자금의 용처에 포함됐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물류센터도 개선 대상이다. 미국 내 확보한 조선소·물류센터는 향후 HD현대그룹의 미 해군·해안경비대 함정 MRO 사업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