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을 이용해 에너지저장장치(ESS), 통신장비, 전기차, 반도체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서진시스템(178320)은 지난해 매출 7777억원, 영업이익 57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ESS 사업 부문 성장이 본격화해 올해 매출은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서진시스템은 올해 매출 1조2727억원, 영업이익 140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1996년에 설립된 서진시스템은 제품의 원재료 가공 및 후처리 공정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 2015년 텍슨을 인수하며 시스템 설계 역량도 강화했다. 회사는 베트남의 약 83만㎡(약 25만평) 부지 공장에 매출액 기준 2조50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서진시스템은 통신장비에서 시작한 사업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ESS 등으로 다변화했다. 이 중 주력 제품은 ESS다. ESS 케이스, 패널, 통신선, 각종 기자재 등 배터리를 제외한 핵심 부품을 모두 생산한다. 고객사가 원하는 물건을 대신 생산해 주는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이다.
서진시스템은 2021년 글로벌 1위 ESS 업체 플루언스(Fluence)에 납품을 시작했고, 작년 4분기부터는 포윈(Powin)이라는 신규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2021년 1305억원이었던 ESS 사업 매출은 지난해 2745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5298억원으로 예상된다.
조정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ESS 사업의 성장성이 확인되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요가 주춤한 전기차와 달리 ESS는 안정적·효율적인 에너지 수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 수단으로 주목받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21년 110억달러(약 14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ESS 시장은 2030년 2620억달러(약 345조5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회사는 ESS 부문 외에 삼성SDI(006400), SK온 등에 공급하는 배터리팩, 엔드플레이트(배터리를 보호하고 전기차에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 등이 늘면서 전기차 부품 매출 증대도 기대하고 있다. 기존 반도체 장비 주요 고객사였던 램리서치 외에 신규 고객사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통신장비를 주 사업으로 해 상장한 뒤 실적 변동성이 큰 점을 완화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해 왔다”며 “플루언스와 삼성SDI 등 글로벌 1위 사업자와 손잡는 전략으로 고객 다변화도 수월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주주는 창업자인 전동규 대표로 현재 30.83%의 지분을 쥐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합친 지분율은 31.32%다. 전 대표는 금형 제조 개인기업이었던 서진테크 설립, 2007년 법인 전환, 2017년 코스닥 상장까지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온 주역이다.
경기도 부천, 의정부, 화성, 용인, 경북 구미에 총 6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에 판매·유통 법인, 베트남에 5개의 생산 법인을 두고 있다. 전기차 부품 사업의 유럽 시장 확장을 위해 2021년 3월 설립한 헝가리 법인을 포함해 총 18개의 종속회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