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이어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난항을 거듭하자 현대제철(004020)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중국·일본 철강업계의 저가 공세, 미국의 관세 부과 예고로 올해도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총파업 위기까지 닥쳤다.
현대제철 노조는 12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선제 파업을 진행하고, 13일에는 48시간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14일 이후에는 지회별로 개별 파업이 예고됐다. 22일에는 8000여명을 동원해 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양재동에 집결한다.
현대제철은 ▲기본급 10만3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400% ▲격려금 1330만원 등의 내용이 담긴 임금협상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의 25% 특별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기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을 요구한다.
노사는 지난해 9월 15일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이달 8일까지 인천, 당진, 순천, 포항 등 사업장별로 20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총파업 수순을 밟기로 했다.
건설 경기 둔화와 원자잿값 상승으로 지난해 현대제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1% 감소한 807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중국과 일본의 열연강판이 저렴한 가격에 수입되면서 가격 경쟁이 심한 상태다. 중국은 건설 경기 침체로 자국에서 남는 열연강판을 싼값에 해외로 넘기고, 일본은 엔저(엔화 약세) 덕을 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460860)이 수출한 2022년산 후판(두께 6㎜ 이상 철판)에 각각 2.21%, 1.93%의 상계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값싼 전기요금을 정부 보조금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