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으로 공부하니 여러 권의 교재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좋아요. 가방이 가벼워요.”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새로 문을 연 ‘더오르조’ 학원. 이곳에서 만난 예비 고1 학생들은 태블릿PC 속 문제를 스마트 펜슬로 풀며 시험을 보고 있었다. 책상에는 교재나 연습장이 없었다. 이효빈(16) 양은 “문제를 풀면 자동으로 채점해 주고, 틀린 문제를 한곳에 모아 다시 풀 수 있도록 오답 노트를 만들어주니 시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했다.

더오르조는 태블릿PC를 이용한 학습 애플리케이션(앱) ‘오르조’로 강의하는 학원이다. 강의자료부터 문제집, 오답 노트를 앱에서 전부 이용할 수 있다. 수업 듣고 필기하며 시험과 숙제도 할 수 있다. 채점, 오답 정리, 학습 시간 체크, 해설지 참조 등 여러 학습 외 활동을 자동으로 해줘 호응을 얻고 있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 학생들의 입소문만으로 누적 다운로드 수 36만건을 올렸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더오르조' 학원에서 예비 고1 학생들이 태블릿PC로 국어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고 있다. /장우정 기자

오르조 앱은 뤼이드·두나무 등에서 개발자로 일하다 에듀테크(교육 기술) 기업 ‘슬링’을 창업한 안강민 대표가 2020년 11월 개발해 내놓았다.

학생뿐 아니라 강사도 학생들의 학습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어 입시 강사인 장유영 씨는 “일반 학원에선 학생의 약한 부분이나 숙제를 철저하게 관리하기 어려운데 앱으로 숙제를 내면 각 문제를 푸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파악할 수 있어 체계적으로 학생을 관리할 수 있다. 공통적으로 어려워하는 부분은 수업에도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안 대표는 태블릿PC 보급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을 보고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미디어패널조사에 따르면 2019년 20%가 채 안 됐던 10대(만 10~19세) 태블릿PC 보급률은 2023년 60%에 가까울 만큼 올라왔다.

안 대표는 “그간 교육은 너무 오랫동안 변화가 없었다”면서 “학생들이 제대로 배우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좋은 수업은 기본이고 학생별 수준·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 이에 맞춰 관리해 주는 게 필수적이다. 오르조 설루션을 적용한 더오르조를 통해 학원을 혁신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누적으로 7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슬링은 더오르조 강동 본원에 이어 서울 주요 거점, 분당, 일산 등 경기 지역으로 지점을 확대해 2025년까지 전국에 10개 학원을 개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