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신형 호위함 3척을 해외에 발주하는 등 해군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해군력을 강화하면서 태평양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캐나다·필리핀에 이어 호주까지 해군력 확대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방산·조선업계에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리처드 말레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지난 20일 향후 10년간 111억호주달러(약 9조7200억원)를 추가 투자해 신형 호위함 11척과 개발 단계에 있는 신형 유무인 겸용 수상함(LOSVs·large optionally crewed surface vessels) 6척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차드 말레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지난 20일 시드니에 정박중인 해군 함정 HMAS캔버라호 위에서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계획이 이뤄지면 실전에 배치되는 호주의 수상함 규모는 현 11척에서 26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호주 해군은 현재 7000톤(t)의 호바트(Hobart)급 구축함 3척, 3600t의 안작(Anzac)급 호위함 8척을 주요 수상함 전력으로 보유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신형 호위함 11척 중 우선 필요한 1차 조달분 3척은 한국, 독일, 일본, 스페인 조선업체에서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호주 정부는 한국 업체 중에는 HD현대중공업(329180) 특수선 사업부에 호위함 사업 관련 초청을 했다.

업계는 호주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해군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본다. 양국 해군은 최근 직접 충돌 상황을 맞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14일 UN의 대북 재제와 관련해 지원 작전을 벌이던 호주 해군 잠수부들을 향해 중국 해군이 음파탐지기(소나)를 작동하면서, 잠수부들이 부상을 입었다. 중국군의 작전으로 호주군 인원이 직접 부상을 입은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현지에서는 ‘소나 공격’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중국은 최근 랴오닝함, 산둥함, 푸젠함 등 총 3척의 항공모함을 포함해 각급 함정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태평양 연안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캐나다는 신형 잠수함을, 필리핀은 원해(遠海)경비함을 도입하는 등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으로 이어지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쪽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이 해역에서 특히 필리핀과 잦은 충돌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에는 중국 측이 필리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해 손상을 입혔고, 지난해 10월 말에는 양측 해경 함정이 포함된 선박들이 충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