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EU) 경쟁당국(EC)이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며 티웨이항공(091810)이 유럽 노선으로 진출할 길이 열렸다. 항공업계는 티웨이항공이 운영비 등 부담을 각오하더라도 취항 초반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6월부터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유럽 4개 국가에 비행기를 띄운다. 6월 파리, 8월 이탈리아 로마,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순이다. 대한항공이 EC에 제출한 시정안에 따라 노선이 이관되는 만큼, 해당 노선에 대한 대한항공 운항편은 감축되거나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이 올해 여름휴가 성수기부터 취항하는 만큼 유럽행 항공권 가격이 낮아질지가 관심이다. 티웨이항공의 첫 번째 유럽행 노선인 인천~자그레브(크로아티아) 노선의 운임은 생각보다 비싸다는 반응이 많다. 이벤트 운임은 편도 46만 1000원, 일반 운임은 56만1000원부터 시작이다. 귀국편은 직항이지만, 출발편은 비슈케크에서 멈춰 1시간 급유를 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외항사 항공편과 큰 차이가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관광객이 많은 크로아티아 노선에서 수익을 내야 해 파격적인 운임을 제시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와 마찬가지로 관광객이 대다수인 로마, 바르셀로나 노선은 '알짜 노선'으로 꼽히지 않는다. 이들 노선은 장거리 여행객이 몰리는 시기 외에는 탑승률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 파리나 프랑크푸르트는 경유편이 많은 '허브 공항'이라 사정이 그나마 낫다.
항공권 가격은 국토교통부가 정한 상한선과 하한선이 있지만, 좌석이 남으면 항공사는 더 저렴한 항공권을 내놓을 수 있다. 항공업계는 티웨이항공이 운영 초기 운영비와 홍보비 등을 감수하더라도 기존 가격 대비 저렴한 유럽행 항공권을 풀 것이라고 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에서 오는 인력의 임금을 맞춰주거나 더 줘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티웨이항공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6~8월 성수기에 두 노선을 띄우지만, 올해는 출혈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