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주거지 인근 분산 오피스 콘셉트로 ‘집무실(집 근처 사무실)’이란 브랜드를 운영해 온 알리콘은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출근이 재개되자 타격을 입었다. 이에 알리콘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알리콘은 최근 공간 운영을 자동화할 수 있는 설루션 ‘에이사(ASA·Alicorn SpaceAI)’를 출시했다. 에이사는 AIoT(인공지능+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출입부터 공간 내 물품(MRO) 점검, 냉난방 시설·전자기기 등 제어, 누수·부정 출입과 같은 위급 상황 감지를 원격으로 관리한다. 상주 인력이 없어도 온라인으로 실시간 사업장 확인 및 관리가 가능하다.
지난 1일 서울 성동구 집무실 왕십리점에서 만난 조민희 알리콘 공동대표는 “사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공간 그 자체가 가치인 숙박업소, 헬스장, 무인 창고·쇼룸(체험 전시실) 등이 공략 대상”이라며 “무인 사업장에 에이사를 도입하면 공간 운영 관리 비용을 3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에이사는 집무실 12개 지점을 운영하기 위해 개발됐다. 현재 알리콘은 에이사로 서울, 경기, 제주 등 전국에 있는 집무실 12개 지점을 365일, 24시간 관리하면서 인력을 한 명만 두고 있다. 물리적으로 사람이 투입돼야 할 상황에서만 담당자가 개입한다. 조 대표는 한 명이 집무실 50개 지점까지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알리콘은 어떤 무인 사업장이든 원하는 기능만 선택해 이용할 수 있도록 사스(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울 강남구 GS(078930) 타워,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사무실 같은 오피스뿐 아니라 24시간 골프연습장, 100개 이상의 지점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헬스클럽(스포애니) 등에도 도입되거나 도입될 예정이다.
조 대표는 “24시간 운영되는 공간은 AI를 활용해 마지막 이용자가 나가면 전등을 자동 소등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면서 “업무 환경에 필수적인 네트워크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공기 질, 커피머신 찌꺼기 통 잔량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헬스클럽이라면 직원들이 수건·운동복이 떨어졌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대신 좀 더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리콘은 일본 제4이동통신사인 라쿠텐모바일과 손잡고 현지 대표 셀프스토리지(무인창고) 업체인 ‘마린박스’에도 에이사를 적용했다. 공간 운영 기술로 일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음식점 무인 픽업센터, 주차장 등과도 기술 도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알리콘은 현재까지 누적으로 91억원을 투자받았다. 에이사의 글로벌화를 위해 추가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조 대표는 “에이사가 알리콘의 주 사업이 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면서 “개인정보보호 등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설루션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