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1만원짜리 제품을 팔면 물류비로 69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전국 제조업 및 도·소매업체 약 1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기업물류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업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은 6.9%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만큼 물류비 부담도 컸다. 매출액 500억 미만 중소기업 물류비 비중은 7.8%로 매출액 3000억원 이상 기업의 물류비(4.4%)의 두 배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10.9%), 소매업(10.6%) 물류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음식료품은 상품 유통 과정에서 포장비가 많이 들고, 추가적으로 냉동냉장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매업은 특성상 주문, 배송, 반품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과 업무량이 필요해 물류비 비중이 컸다.
영역별로 보면 소매업의 판매물류비 비중은 44.5%로 전체 평균(40.4%) 대비 4%포인트(p) 높고, 리버스(회수·폐기·반품) 물류비 비중 11.5%까지 반영하면 전체 물류비 절반 이상인 56.0%를 상품을 판매·관리하는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꼽은 물류비 절감 방안으로는 '체계적인 물류비 산정 관리'가 37.6%로 가장 많았다. '배송빈도 및 적재율 향상'(31.4%), '재고관리 강화'(30.8%), '물류 정보화·표준화·자동화'(24.3%), '수·배송 경로 개선'(20.0%), '물류 아웃소싱'(13.4%) 등이 뒤를 이었다.
물류비 절감을 위해 필요한 정책 과제로는 '자금 융자 등 지원 확대'가 37.6%로 가장 수요가 높았다. 다음은 '물류 정보화·표준화·자동화 등 운영시스템 개선'(31.4%), '물류 전문기업 육성'(30.8%), '차량 및 기반시설 등 첨단 물류시스템 개발 및 보급'(24.3%) 순이었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중소기업은 공동물류를 통해 물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중소기업 간 물류 협업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유통기업에 대해서는 유통 물류시설 자동화와 스마트화를 촉진하기 위한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