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가 경쟁사 임원을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택배업계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수년간 추진해온 기업공개(IPO)를 올해 성사시킬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내년 4월까지 IPO에 성공하지 못하면 2대 주주가 주식매도청구권(풋옵션·put option)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수천억원을 들여 주식을 되사야 한다.
6일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택배업계 등에 따르면 강병구 신임 대표는 전날 취임식을 갖고 향후 사업 방향을 발표했다. 강 대표는 직전까지 CJ대한통운(000120)에서 글로벌사업 대표를 역임하다가 올해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옮겼다.
강 대표는 약 20년간 물류업계에 몸담아왔다. 미국 탬파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플로리다 메트로폴리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1998년 미국 UPS에 입사해 10년여간 물류 업무를 담당했다. 2008년 삼성에스디에스(018260) 수석 컨설턴트를 거쳐 2016년 UPS에 다시 합류해 아시아인 최초로 본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021년 CJ대한통운에 합류해 2년여간 글로벌사업 부문을 지휘했다.
택배업계에는 강 대표의 등장이 의외라는 시각도 있다. IPO를 앞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재무 전문가를 대표로 앉힐 것이란 예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부채비율은 344.15%였다. 작년 3분기까지 매출은 9003억원, 영업이익은 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 9.91%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 비중은 택배 38.3%, SCM(Supply Chain Management) 38.1%, 글로벌 23.6%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2대주주는 2017년에 2860억원을 투자한 LLH(메디치인베스트먼스 PE부문)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내년 4월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LLH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풋옵션을 행사하면 롯데 측이 줘야 하는 금액은 약 3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초기 계약상 풋옵션 행사 기한은 2021년 4월~5월이었으나 지난해 4월까지로 한 차례 미뤘다. 이후 지난해 3월 이사회에서 풋옵션 행사 기한을 올해 4월로 1년 더 늦췄다. 롯데지주는 내년 1월까지로 행사 기한을 한 차례 더 늦출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하반기 상장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016360)을, 공동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이 이미 수년째 미뤄진 만큼 업계에서는 IPO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강 대표는 최근 물류업계 새 먹거리로 자리 잡은 초국경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을 키우고 글로벌 물류 영토를 확장해 기업가치를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글로벌사업은 공급 증가에 따른 해운운임 급락의 여파로 영업이익(166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