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이 속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가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디얼라이언스의 주요 멤버였던 선복량 세계 5위 독일 하파그로이드(Hapag-Loyd)가 디얼라이언스를 탈퇴하고 세계 2위 컨테이너 해운사 머스크(AP Moller-Maersk)와 새로운 동맹을 결성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간 해운동맹으로 선복을 공유하고 터미널, 야적장, 컨테이너 장비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높여왔던 HMM은 독자 생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2020년 2월 5일 독일 베를린 베할라 서항 화물 야적장에 해운사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그로이드, 일본 ONE 등의 로고가 찍힌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 AFP·연합뉴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2위 컨테이너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AP Moller-Maersk)와 하파그로이드(Hapag-Loyd)는 오는 2025년 2월부터 새로운 해운동맹을 구성한다. 이에 하파그로이드는 기존에 속했던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를 떠나기로 했다.

해운동맹은 특정 항로에 정기적으로 취항하는 해운사 간의 운임 등 영업 조건 등을 협정하는 일종의 카르텔이다. 선사간 과당 경쟁을 피하기 위해 만든다. 하파그로이드와 머스크는 아시아-북유럽, 아시아-지중해, 중동·인도-유럽, 아시아-중동, 아시아-미주동안, 아시아-미주서안 등의 노선에서 협력한다. 사실상 전세계 주요 해운 노선에서 협력하는 셈이다.

글로벌 해운동맹은 지난해 초 세계 1위 MSC와 머스크가 구성한 해운 동맹 '2M' 해체 선언 이후 재편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멤버였던 하파그로이드의 이탈로 디얼라이언스는 해체 수순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얼라이언스는 하파그로이드와 세계 8위 HMM 외에도 세계 6위 일본 ONE, 세계 9위 대만 양밍(Yang Ming)이 참여하고 있다.

알파라이너 선복량 집계 따르면, HMM은 78만TEU, ONE은 180만TEU, 양밍은 70만TEU 수준이다. 디얼라이언스에 남아 있는 기업들이 새로운 동맹을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프랑스계와 중국계 해운사가 연합한 오션(OCEAN) 얼라이언스 834만TEU, 제미니 613만TEU, MSC 564만TEU와 경쟁하기에는 체급에서 밀린다.

디얼라이언스에 남아 3개 기업들이 한꺼번에 최상위권 업체 또는 해운동맹과 연합을 시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주요 항만이 포진한 국가의 경쟁당국이 노선별 점유율을 놓고 독과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하는 국제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 일본, 대만계 해운사들이 중국계가 중심이 된 오션과 연합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각자 도생 방식으로 MSC 또는 제미니, 10위권 밖의 이스라엘 ZIM, 대만 완하이, 싱가포르 PIL 등과 연합하거나 협력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서 HMM이 신규 동맹 체제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불리한 조건으로 해운 공룡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HMM은 지난 2020년 4월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면서 동맹 체제에 편입했으나, 그 전에는 2M과 부분적으로 협력하는 형태로 영업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HMM측은 아직 하파그로이드의 동맹 탈퇴 선언과 관련한 정보를 파악 중이라며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영국의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해운동맹 재설정으로 동맹에 남는 해운사들이 큰 혼란에 빠졌으며 비상이 걸렸다"고 분석했다.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는 "예상하지 못했던 양사(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의 변화는 정기선 운송 제휴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