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여파로 지난해 성장세가 주춤했던 대동(000490)과 역성장을 기록한 TYM(002900)이 올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중대형 트랙터 판매를 늘려 외형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중대형 트랙터는 미국과 유럽 트랙터 시장의 70%를 차지해, 농기계 중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제품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기간 북미에서 취미로 밭을 경작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대동과 TYM은 중소형 트랙터 수출을 늘려 실적을 키워 왔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이 수요가 다시 줄자 양사 실적도 함께 주춤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소형 트랙터 수출액은 2022년 7억9657만달러에서 지난해 5억2182만달러로 34% 감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대동은 지난해 매출 1조4736억원, 영업이익 961억원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지난해와 거의 같고 영업이익은 0.8% 늘어 제자리걸음했다. 2022년 연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며 대동의 뒤를 바짝 쫓던 TYM은 지난해 추정 매출 8086억원, 영업이익 77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1%, 37% 감소했다.
대동은 북미 시장 점유율 3위인 중소형 트랙터 판매를 이어가면서 중대형 트랙터 점유율을 키워갈 계획이다. 대동은 지난해 엔데믹과 함께 중대형 트랙터 수출을 늘려 역성장을 피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동의 중소형 트랙터 수출액은 전년 대비 15.4% 늘었는데 같은 기간 중대형 트랙터 수출은 58.9% 늘었다.
북미를 이을 다음 시장으로 유럽을 점찍어 온 대동은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유럽의 중대형 트랙터 시장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트랙터 시장에서 중대형 비중은 72%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이미 전년도 유럽 수출액을 넘긴 대동은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해 중대형 트랙터 제품군을 6종에서 올해 13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130~140마력대 트랙터 출시도 앞두고 있다. 대동은 지난해 말 튀르키예와 3500억원 규모의 트랙터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유럽 다음 시장으로는 호주, 아프리카 등을 고려 중이다.
TYM은 미국 조지아 공장 증설을 필두로 중대형 트랙터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그간 조지아 공장에서는 조립생산만 했는데, 이번 증설로 핵심 부품 생산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최대 생산량은 연간 2만대로, 최대 1조1000억원의 연매출을 더 낼 수 있다. TYM은 이 공장을 기반으로 현지 수요가 많은 중대형 트랙터를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대동과 TYM 모두 작년보다 큰 폭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봤다. 대동의 올해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1조7773억원, 영업이익 1288억원이다. TYM은 매출 1조159억원, 영업이익 1061억원으로 예상된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대형 모델은 중소형보다 판매가격이 3~5배 높고, 사용 시간이 길어 부품 교체 수요가 높아 수익성이 2배 이상 높다”며 “중대형 트랙터 매출이 늘어난다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